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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 울보/언론이 본 최성

최성 시장 “고양시 SNS놀이터로 오세요“

최성 시장 “고양시 SNS놀이터로 오세요“

손경호 이유혁 / sontech@zdnet.co.kr 2013.08.12 / AM 11:13 고양시 , SNS , 최성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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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고양 고양시 페이스북 페이지에 오신 걸 환영한다고양"

 

개방·소통이라는 인터넷 특성을 십분 활용한 지방자치단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등장했다. 경기도 고양시의 SNS다. 누리꾼들에게 고양시의 SNS는 놀이터다. 고양이를 접목시킨 캐릭터 홍보, 권위를 벗어던진 자유로운 소통 등 획기적인 콘텐츠들이 누리꾼들을 고양시 페이스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 8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시청에서 '대장 고양이' 최성 시장을 만났다. 그는 "고양시 페이스북에서 오고가는 대화 내용이 개그콘서트를 보는 것처럼 재미있다보니 시장이란 지위를 잊고 댓글을 달려다 자제한 경우가 많다"며 고양시 페이스북에 대해 운을 뗐다.

 



▲ 최성 고양시장

현재 고양시 페이스북 페이지는 인터넷상에서 가장 뜨거운 공간이 됐다. 왁자지껄 웃음이 넘쳐난다. 사실 고양시의 SNS가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건 최근의 일이다. 이전 고양시의 SNS는 여느 지자체 SNS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일방적인 공지와 시정 소식만 줄줄이 게재된 수준이었다.

 

▲ 고양시 페이스북 페이지

그러던 지난해 11월, 변화가 시작됐다. 고양시가 새로운 방법으로 지자체 홍보에 나선 것이다. '고양이'가 고양시 SNS 캐릭터로 등장하면서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문체도 가볍게 변경했다. "~고양"은 고양시 SNS의 상징이 됐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본격적으로 SNS 홍보에 나서기 전 2천명에 불과했던 고양시 페이스북 페이지 이용자 수는 이틀 만에 4천 명이 늘어 6천 명까지 치솟았다. 현재 고양시 페이스북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른 이용자는 4만 명에 달한다.

 

■ '격 없는 소통'이 SNS 탄생 배경

 

고양시 페이스북 페이지가 현재의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데는 공보실과의 격없는 소통이 한몫했다. 고양시 브랜드를 고민하고 있던 어느 날 신형우 공보팀장이 '대박이 났다'며 최 시장을 찾아왔다. 신 팀장은 "고양시를 고양이 이미지로 표현해 홍보했더니 반응이 매우 좋았다"며 고양시의 새로운 홍보 방안을 제안했다.

 

최 시장은 "당시 고양이라는 소리에 순간 망치를 맞은 느낌이었다"라면서 "흥미롭기는 했지만 고양시를 고양이로 이미지화 시키는 것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려는 많았지만 형식적이고 일반적인 발상만으로는 기존 고양시의 이미지, 일산은 알고 있지만 고양시는 모르는 상황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해 추진하기로 결정했다"며 고양시 SNS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우려 반 기대 반으로 시작했던 고양시 페이스북 페이지 홍보가 소위 대박이 나면서 최 시장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는 SNS를 통해 고양시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클릭 수가 8천 번을 넘으면 고양이 분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좋아요는 빠르게 증가했다. 목표치 8천을 넘어 1만대에 육박했다. 최 시장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양이 분장을 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최 시장뿐만 아니라 최봉순 부시장도 함께 참여했다. 최 부시장은 고양이 탈까지 쓰며 일일 페이스북 지기로 나서기도 했다.

 

▲ 최성 고양시장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고양이 분장 사진

최 시장은 "공보팀장과 주무관의 황당한 제안으로 벌어진 이벤트였다"라며 "공보팀장이 수시로 시장실에 찾아와 이야기 나누는 건 쉽지 않은데, 이와 같은 소통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이벤트"라고 강조했다.

 

■ 인기 급상승, 하와이에서도 알아봐

 

페이스북 페이지를 변경하게 되면서 겪은 가장 큰 변화는 유명세다. 지자체 내에서는 이미 고양시의 SNS 활용법이 화두로 떠올랐다. 의정부시, 안양시 관계자 등 지자체 관계자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고양시를 방문하기도 했다. 고양이 캐릭터를 직접 그렸던 신형우 공보팀장과, 고양시 페이스북 지기 최서영 주무관도 덩달아 유명세를 탔다. 최서영 주무관은 '~고양'이라고 표현하는 이른바 '고양체'를 만든 장본인이다.

 

최성 시장 역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어느 곳을 가든 "고양고양 고양시, 최 시장님 아닙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청와대 생활 20년, 남북정상회담 준비접촉 대표단 등 그 동안 수많은 일을 해왔지만 지금처럼 유명하지는 않았다"며 "고양시 페이스북으로 제일 유명해졌다"고 언급했다. 또 "최근 하와이로 행사를 나간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도 알아보는 사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유명세를 타다보니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발생했다. 그는 "고양이 분장했던 걸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다"라면서 "가끔 고양이 흉내를 내보라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 시원시원하게 민원 해결해 주는 SNS 행정이 목표

 

SNS로 잘 나가는 지자체, 고양시도 마냥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유명세를 얻은 만큼 부담도 늘어났다. 고양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홍보가 인기가 높아지면서 고양시 이미지가 고양이로만 굳어지게 되는 건 큰 걱정이다.

 

최성 시장은 "지자체 SNS가 너무 가벼워지게 될까봐 걱정도 있다"며 "조금은 호흡조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렇다고 가이드라인이나 한계 수위를 정해 놓지는 않았다. 한계치를 정해놓은 건 개방과 소통, 자유라는 가치를 무너뜨릴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 시장은 "도를 넘지 않고 긴장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 시장의 목표는 그 동안 다져놓은 고양시 페이스북 환경을 내실화 하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고양시 SNS는 3단계 과정을 거쳤다. 1단계는 발상의 전환으로 SNS를 시작한 것, 2단계는 적극적인 홍보로 고양시를 알린 것, 3단계는 구축해 놓은 기반을 바탕으로 SNS 행정을 완성하는 것이다. 고양시는 현재 3단계 상황에 직면해 있다.

 

최 시장은 "감당하기 힘든 민원을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시원시원하게 풀어주는 SNS 행정이 목표"라며 "SNS 홍보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질적 시정으로 이어져 민원 처리가 더 활성화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