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의 성경책 『울보시장 - 가슴으로 쓰는 일기』최성시장 나는 어린 시절 작은 누나의 존재가 불편했다. 동네 아이들이 누나에게 '벙어리'라고 놀릴 때면 주먹을 부르르 떨며 분노하면서도 막상 누나에게 살갑게 대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나는 누나를 비롯한 장애인들과 사회적인 약자들을 대할 때 그 사람의 장애 부분만을 생각하고 동정하는 것이 아닌 그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을 생의 장벽들을 함께 생각하게 되었다. 시장이 되면서 많은 장애인과 그 가족분들을 만나 뵐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스물일곱 살 된 발달장애 아들을 둔 한 어머니였다. 그분은 다짜고짜 내게 "살려주세요. 아이가 제 손을 물어뜯어요"하며 자신의 손을 내게 보여주셨다. 그 어머니의 눈물을 보면서 나는 작은 누나와 우리 가족들의 눈물을 떠올렸다. 우리는 모두 이미 장애를 앓고 있거나 .. 더보기 이전 1 다음